우리 팀원이 어제 내가 한말에 눈이 똥그래지더라구. "규정"대로 하자는게 놀랄일이야?
어제 아침에, 옆팀 팀장님꼐서 업무 시간 전 티타임을 잠깐 하자고 하셔서. 세명이서 이야기를 하다가
"유형론"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.
사람을 유형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는 유형론, 즉 진단기반으로 진행되는 많은 검사들
MBTI, 애니어그램, 강점, OPQ, DISC 등등등등.
특히나 진단을 많이 쓰게 되는 HR 영역의 나름 20-30년 되는 분들이다 보니,
할 말이 많았습니다.
툭 튀어 나온 팀장님의 진심.
팀장님이 물어보십니다.
"아니 근데, F이신 분들한테 규정대로 하자는게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?"
들어보니, (참고로 저희는 연수원에 근무합니다)
- 교육 신청을 받았는데, 6명이 신청했다고 한다. 담당자는 하는게 어떻겠냐고 한다
- 15명 이하면 ROI가 안맞는다. 그래서 팀장으로서 "앞으로 15명 이하는 진행하지 않습니다, 그 기준은 규정에도 있습니다." 라고 했다
- 담당자는 코로나 이후로 10명 이하도 했다. 작년에는 6명이어도 했다. 라고 한다.
- 내가 강하게 이야기 하니 눈이 똥그래져서 놀라더라. (그분은 극 F이다)
사실, 이걸 T와 F 하나의 지표로 풀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,
어쨌든 눈에 보이는 건 T와 F입니다. (팀장님이 그렇게 표현하기도 하셨어요, 아참 그 팀장님도 MBTI 전문가 자격이 있습니다)
극 F인 저는 사실, 이해가 됐습니다.
'아마, 저 담당자는 각자 통화를 다 해 봤을껍니다. 그리고 꼭 오고 싶다는 그분들의 마음이 느껴졌기에 섣불리 폐강을 못하는 거죠' 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,
사실 이미 '의사결정을 해 놓은' T인 (좀 더 정확히 따지면 NT인) 팀장님꼐는 그 말이 안 먹힐 걸 압니다
이분들이 하는 "너무 당연한" 이야기중 하나가
"난 답정너가 아니야, 무조건 내가 맞다고 하지 않았어.
다른 사람이 나를 설득시킬수 있다면, 난 따라갈 준비가 되어 있어" 라고 하시지만,
이분들에게의 설득은 "논리적인 설득"만 있으니까요. "인정에 대한 호소"등은 설득이 아닌거죠.
페르소나, 어디까지 가능한가?
회사에서는 페르소나를 가지고 산다고 이야기 합니다.
아니 회사 뿐 아니라, 사람은 "체면"이라는 게 있고, "눈치"라는 게 있기 때문에
우선 그 자리에 맞는 나만의 스탠스를 취하게 되죠.
그래서 신입 사원들에게 MBTI검사를 해보면 I가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
체면과 눈치를 많이 보지 않는 아이들은 검사를 해 보면 ENFP가 제일 많다고 해요. 성인이 되면 가장 많아지는 유형이 ISTJ라는 결과를 보면, 사람들이 얼마나 페르소나를 끼고 사는지 알 수 있겠죠.
"가장 많이 차이가 나는 지표는 뭘까?? "라고 옆에 있던 박사님이 물어보십니다.
"아무래도 J와 P인것 같아요" 라고 팀장님이 이야기 하시네요.
저도 동의 합니다.
회사에서는 P처럼 살수가 없죠. 아니 사실 P 도 많이 발현되어야 합니다. P는 융통성이잖아요.
하지만, 주어진 시간 내에 뭔가를 완성해야 하는 QCD가 가장 중요한 사회생활에서는
극 P라도 J처럼 생활할 수 밖에 없죠.
(개인적으로 P가 J처럼 행동하면 찐 J들은 힘들어 합니다.
예를 들어 볼까요? 오늘 오후 세시에 상무님 보고가 있어요. 그래서 팀장님과 오전 11시에 사전 보고를 했습니다. 3시에 보고를 해야 하니까요.
근데 이 P분들.. 여기 와서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합니다.
"이거 한번 고민해봐", "현대자동차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대?", "논문 이거 찾아서 보고자료에 넣어봐".. 라고 합니다
물론 융통성 좋고, 가능성 좋은데;;;; 이제 와서?????
저만 이런가요???ㅎㅎㅎ)
"E하고 I도 많이 숨기고 사는 것 같아요"
"맞아요, 회사 생활에서는 E처럼 많이 살아야 하기도 하죠. 특히 우리 부서는 또 그렇죠"
그렇죠, 회사에서는 아무래도 외형처럼 살아야 되기도 합니다.
다만, 여기는 약간 생각이 다를 수 있는게,
"친해지니까" 좀 더 잘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.
==> 결론, E/I와 J/P는 숨길수 있다. (가면을 쓰고 산다)
잘 숨겨 지지 않는 지표 -S/N, T/F
그래서 기능 (혹은 일부 기질지표)
사실 어제 대화는 여기까지만 하고 끝났는데요.
왜냐면 모인 세사람이 모두 유형론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.
그래서 S/N, T/F는 기능혹은 기질지표로 잘 바뀌지 않는 걸 알아서입니다.
개인적으로 가장 잘 부딫히는 유형은 NT와 SF 입니다.
NT는 진실. 진리가 우선이라서, 뭐든지 "따지고" 봅니다. (사실 그분들 입장에서는 그냥, 궁금해서 물어본거에요)
그 "따짐"이 "인간성"이 우선인 SF 유형에게는 "공격"처럼 느껴지거든요.
그리고 NT의 "올곧음"이 SF에게는 답정너로 비춰지기도 합니다.
반대로 NT이신 분들은 SF의 의사결정체계가 이해가 안갑니다.
"아니 일이 되도록 해야지, 왜 저때 다르고 이때 다르고 그래???"
"맨날 사람들하고 이야기만 하면.. .소는 누가 키울꺼야??" 라는 거죠.
NF와 ST도 꽤 의견 대립이 있을 수 있습니다.
의미와 영감이 중요한 NF는 일반적으로 말을 유려하게 하는 분들이 많은데
(왜냐하면 내 생각과 상상력(N)을 통해서 사람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어야(F) 하니까요)
일을 빨리빨리 쳐내야 하는 생산성이 우선인 ST인 분들에게는 세상 갑갑할 수 있으니까요.
반대로 NF이신 분들이 ST인 분들이 일하는 걸 보면
"저게 뭔 의미여... "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도 합니다.
하지만 이 지표는 왠만해서는 바뀌지 않는다.
사실, 그래서 MBTI에서도 각 개인이 잘 쓰는 주기능과 부기능을 이 두개 지푱에서 찾고 있으니까요.
오늘도 작은 결론.
세상은 더불어 살아간다고 합니다
그래서 페르소나를 끼고 생활을 하든, 나 자신을 드러내든.
모든 사람들이 잘 어우러져 살아가는거죠
그러기 위해서는 "나는 어떤 사람인지"를 아는 메타인지가 필요하고,
"나와 다른 그 사람은 그럴 수 있겠다"라고 생각하는게 필요합니다
사실, 모든 사람은 세상의 이치를 판단할떄
"당연히 이렇게 해야 하는거 아냐?" 라고 생각합니다. 왜냐하면 그분은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니까요.
생각하는건 모두 다르죠
아이들이 축구를 잘 하는 친구가 있고, 종이접기를 잘 하는 친구가 있고, 그림을 잘그리는 친구가 있고,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친구가 있는 것 처럼요.
사과를 좋아하는 친구가 파인애플을 좋아하는 친구한테 '
"너 왜 사과를 좋아하지 않아?? 너 이상해!!" 라고 하지는 않으니까요.
오늘도 제가 쓴 글을 기억하며
다름을 인정하면서 하루를 시작해 보겠다. 다짐해 봅니다. !!